별채 집짓기 1 – 기초/바닥 공사

수산에 별채를 다 지은지도 한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집을 지으면서 하루하루 기록을 남기려고 했는데 이건 이미 늦었고, 더 늦으면 본채 공사도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 아마도 영영 정리가 안될 것 같아서 간단하게라도 별채 공사 과정을 정리해 볼까 한다.

별채는 경량목구조을 기본으로 해서 가급적 화학 재료를 줄이고 나무를 주 재료로 사용했다. 집짓기에는 마음이 맞는 목수님과 함께 아내와 내가 참여했고 주위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대략 15일 정도 걸려서 5.5평의 별채가 완성되었다.

기초는 줄기초로 가급적 시멘트를 적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들을 사용했다. 바닥이 대부분 암반이여서 자갈을 깔고 테두리만 콘크리트로 40cm 정도를 올렸다. 철근은 사용하지 않았고 폼 안에 돌을 많이 넣어서 시멘트 사용을 줄였다. (지반이 전체적으로 기울어 있어서 높이가 서로 다르다.)

줄기초 폼 작업

나무로 만든 폼과 돌을 채워 넣은 모습

줄기초

별채 줄기초

안쪽에 석분을 깔고 그 위에 비닐을 깔아서 습기를 막을 수 있게 했다. 비닐 위에 송이석(제주 화산석으로 고열로 굳은 흙)을 뿌려주고 대나무 줄기를 넣어줬다. 송이석과 대나무가 습기 조절을 해줄 거라 기대하는데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콘크리트 기초 위에 방부목으로 한번 둘러주고 중앙에 지지대를 추가해줬다. (콘크리트 작업 때 시간이 부족해서 앙카볼트는 드릴로 구멍을 뚫어 고정시켜줬다.)

송이석과 대나무

송이석과 대나무를 넣어준 모습

바닥 장선은 2×6 목재를 사용했고 그 위에 OSB 합판을 얹었다. 이때 바닥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작은 입구를 하나 만들었는데 나중에 루바로 바닥을 마감할 때 깜빡하고 막아버렸다. 처음엔 이쪽에 물길도 있고 습하다고 이웃 분들이 얘기를 많이 해서 기초를 40cm로 올렸는데 바닥 장선까지 합쳐지면서 전체적으로 집이 껑충 높아져 버렸다.

바닥 장선과 OSB 합판 바닥

2x6 바닥 장선과 OSB 합판으로 바닥 만들기

바닥 기초 옆모습

콘크리트 기초 + 방부목 + 장선 + 합판

별채 기초작업을 하면서 본체 기초도 같이 하기로 결정하면서 예상보다 작업 기간도 길어졌고, 전기, 수도, 하수도 작업도 초반에 모두 진행하면서 정신이 없었다. 정화조를 묻기 위해 암반을 파야했고 억새와 대밭도 포크레인이 들어왔을 때 같이 정리했다. 원래 의도는 사람 손으로 천천히 정리해 가고 싶었는데 결국 기계를 많이 사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정화조가 예상보다 조금 높게 자리 잡아서 본체 지을 때 구배가 맞을지 걱정이다.)

정화조

암반을 깨고 자리잡은 정화조

하수관

집에서 도로까지 60미터 이상되는 거리의 하수도

이렇게 기초 공사를 하는데 5일 정도 걸렸고 다음날 비가 와서 하루를 쉴 수 있었다. 땅을 정리하면서 천평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동시에 기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낫과 삽으로 부지를 정리할 때도 많은 생명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죽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계가 투입되서 땅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내가 살면서 천천히 집과 땅을 가꿔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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