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즘을 꿈꾸다. 르귄의 ‘빼앗긴 자들’

지난 주말 회사 책장에서 책을 한권 빌려왔다. 어슐러 크로버 르귄의 ‘빼앗긴 자들’, SF 소설로 물리학과 아나키즘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사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지배하는 권력과 속박 없이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과 놀이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 없이도 반려 생활을 선택해서 할 수 있고, 이타주의와 주체적 사고의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최근 개인적으로는 몇 주간의 바쁜 회사일로 초과근무를 했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더 일을 했더니 삶의 여유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시도할 힘을 잃어갔다. 게다가 초여름 제주는 축축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 되었고 왠지 삶은 무겁게 느껴지고 나는  내 자신에게서 소외되어 갔다. 이 때 하루에 한 장씩 힘들여 읽은 책이 바로 이 ‘빼앗긴 자들’이다.

사회는 혁명을 통해 진화한다. 혁명을 통해 탄생한 사회도 다시 한번 자기 파괴를 하지 않으면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인간의 나쁜 성향이 사회를 점진적으로 지배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회사나 팀, 개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10년을 목표로 시작한 내 회사 생활도 크게 보면 처음 목표에 맞게 가고 있지만 더 작게 나눠서 보면 더 새롭고 좋은 것을 찾고 있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팀에서도 더 좋은 방법을 찾고 고민하기 보다는 기존 논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

나는 나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지우고 있지는 않는지, 내 나이로, 내 능력으로, 내 경험으로 내 한계를 정의하고 있지 않는지 고민해 볼 때인 것 같다. 그리고 내 삶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두 팀에 속해 있는 회사 생활, 야학, 농구, 영어수업, 도움과 조언들, 고양이, 채식, 트위터, 블로그… 뭔가 늘어만 가고 줄지 않는 생활에 내가 정말 집중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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